우리나라 월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 3만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신생아 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교육이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없다.
모두 사교육의 현장으로 바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없다.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진 아버지대로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어머닌 어머니대로
사교육비라도 벌기 위해서는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가족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보도에 의하면 부모와 자녀 간 대화 시간이 하루 한 시간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대 간에는 말할 것도 없지만 부모 자식 간에도 소통은 단절됐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소통까지 단절된 사회라면 미래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가족과 세대 간의 소통을 위해 의기투합한 미녀삼총사가 있다. 가족세대통합연구소 서로이음의 장미나 이사장, 주지현 소장 그리고 강혜원 소장이 그들이다. 서울대 출신의 재원인 그들이 설립한 가족세대통합연구소 서로이음은 특별하다. 가족을 비롯한 세대 간의 소통을 연구하는 흔치 않은 연구소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소통을 화두로 설립한 기업이나 연구소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서로이음은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과 달리 지역사회에 공헌하거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등 공익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즉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해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와는 물론 영리(수익배분)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협동조합과도 차이가 있다. 서로이음은 수익보다 나눔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서로이음은 옛 산업인력공단 건물의 서울시 50플러스 중부캠퍼스가 마련한 공유 사무실에 있다. 처음 사무실을 보고 아직 인큐베이팅 과정에 있는 연구소라 짐작했지만 장미나 이사장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서로이음은 2012년도에 협동조합으로 정식 출범했으며 2013년도에 서울시의 인가를 받았다. 그러니까 서로이음은 출범 5년차의 베테랑 연구소이다. 서로이음에 대해 주지현 소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가족의 건강성 유지, 다문화사회의 다양성 존중, 변화하는 아버지 역할 등 우리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전문으로 가족, 세대 그리고 조직사회의 건강한 소통과 화합을 위해 교육, 연구, 컨설팅, 상담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사업은 서부캠퍼스(당시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라고 했음)에 둥지를 틀고 있을 무렵 입주기관 사업평가 보고서를 작성했고, 일주년 심포지움과 경로당코디네이터3주년 연구평가작업을 실시했다. 주지현 소장은 “특히 창작프로그램인 이야기채록가 양성과정을 운영하여 30명의 이야기채록가를 배출했다”면서 “그들이 다시 협동조합을 창립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커다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서로이음은 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부설연구소식으로 입주하여 각종 업무에 협조하면서 3년여에 걸쳐 사업을 한 후 금년 50+ 중부센터의 공유사무실 입주자 응모에 지원하여 4월부터 정착했다. 기관 평가 사업이나 세대와 관련된 연구 교육 등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수입이 충분치 않아 각자 받은 강사료 등 사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세대 간 소통과 통합을 향한 미녀삼총사들의 의지는 굳건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세대 간 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를 항시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나 노인에 대해서도 세대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그에 대해 강혜원 소장은 “50+가 세대 간 통합의 중간자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서로이음이 그 첫 번째 시도로써 50+ 중부캠퍼스에서 50+를 대상으로 ‘중년학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한다. 서로이음은 그들이 배운지식을 사회에 전달함으로써 나눔에 동참한다. 장미나 이사장은 “다른 세대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신이 배운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서로이음은 이런 면에서 연구자들만 모인 최초의 사회적협동조합일 것”이라며 한껏 자부심을 드러냈다.
얼마 전에 상영했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의 관람객을 분석해 보니 20대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강혜원 소장은 “그 동안 20대는 부모자식 간이나 부부 간의 불통문제를 보면서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으나, 그 영화를 보고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런 이유로 영화를 많이 관람했다”고 한다. 결국 결혼도 저출산도 소통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세대 간 소통 전문 연구소인 ‘서로이음’이 발전해야 할 이유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들은 50+ 캠퍼스의 공간과 관련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주지현 소장은 “50+ 공간이 어린이, 청년 그리고 어르신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세대 간 통합의 장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세대 간 소통과 통합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서로이음이 50+캠퍼스에서 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50+캠퍼스가 너무 50+세대에 편중되어 있다는 주장일 터다. 사무실을 나오면서 이들 미녀 삼총사가 50+재단을 나와 독립적 공간을 확보하는 날 우리 사회의 세대 간 소통은 물론이고 저출산 고령화까지 모두 해결될 것이란 희망을 보았다.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힘차게 뛰노는 아이들과의 그 만남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