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길 찾는 사람들, 여기 모여라
-
올해는 뚜렷한 봄도 없이 6월부터 여름 더위가 시작되었고, 일상 풍경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달라졌다.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언컨택트 시대가 도래했음을 확실히 실감하게 된다.
사회가 변화되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50+세대가 이참에 한 번 주시해 봄 직한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중부캠퍼스를 찾은 6월의 어느 오후, 뜨거워진 볕으로 긴장감은 사라지고, 50+컨설턴트들이 내뿜는 열기에 덩달아 필자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5:1의 경쟁률을 뚫고 ‘컨설턴트 간담회’에 모였다. 앞으로 방문자를 어떻게 맞이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코로나19로 일정이 늦어진 만큼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여기저기서 일정이 연기됐어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은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했다.
50+ 세대를 위한 중부캠퍼스 50+컨설턴트들의 간담회 현장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상담실은 건물 1층이 아닌 2층에 자리 잡은 탓에 애초에는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열의를 가지고 활동한 덕분에 작년에는 상담사례집까지 발간할 정도가 되었고, 올해 이 자리를 지원한 상담 컨설턴트 12명이 그 저력을 공유할 수 있었다.
간담회에서 일자리 팀장, 교육팀장 그리고 컨설턴트 대표가 그동안의 상황을 간략히 훑는 동안 필자의 머릿속으로 과거의 한때가 스쳐 갔다.
2017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는 아무 관련 없는 50+세대 1인이었던 필자는 처음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라는 걸 봤을 때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이 첫인상이 도화선이 되어, 필자는 왠지 끌리는 몇 군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캠퍼스에 온 사람들 특유의 분위기 같은 걸 느꼈던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의 연대의식 같은 것, 뭔가 추진하려는 의욕 같은 것이 도드라지면서 대학 때의 동아리가 ‘늙어서’ 나타난 모양 같아 반갑기도 했다.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취미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필요한 일들이 추진되는 걸 보면서 막연하게나마 50+의 나이로 다시 일하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 같은 것이 생겨났었다.
그 뒤 시간은 후다닥 흘러 2020년이 되었다.
곳곳에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거두거나 활발히 실험 중으로 보인다.
현재진행형이라는 건 여전히 운동성을 가지고 생생하게 움직인다는 말이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적자생존의 관점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공존공생이 중요해진 때가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일에 대한 태도와 활용이 중요해 보인다.
서울시50플러스 포털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면 50+컨설턴트를 찾으면 된다.
중부캠퍼스 상담센터에는 분야별 50+컨설턴트들이 있다.
방문객들을 위한 상담 도구도 마련돼 있다. 방문객이 원하는 경우, 최대 5회까지 매번 50~60분가량 상담하면서 생애 전반에 관해 모색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연 100명가량의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자랑하는 중부캠퍼스! 이만하면 상담을 받아 봄 직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컨설턴트를 하는 걸까?
이들은 젊은 시절 다양한 현장에서 일했을 뿐 아니라, 본인도 50+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었기에 도움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자세가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50+컨설턴트로 활동을 시작한 전명옥 씨(57)는 남편 직장을 이유로 해외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경험한 일들이 계기가 되어 중부캠퍼스 상담실까지 오게 되었다. 그녀는 사람과 관계 맺는 걸 소중히 여긴다며 50+의 삶은 서로 나누고 관조하고 활용하는 일이 중요할 테니 캠퍼스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일상이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외에 살면서 제가 이주민의 입장으로 살아 본 경험이, 귀국해서는 그런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어요.
자원봉사를 하던 중 주민센터에서 알게 된 정보로 생애설계 양성과정을 수료했지요.
그것이 계기가 돼 중부캠퍼스 상담실을 찾은 적이 있는데,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중부캠퍼스의 50+컨설턴트는 다른 캠퍼스와 달리, 신규와 기존 활동자의 비율이 정확히 반반이다.
효율적인 간담회를 위해 신규-기존 상담자를 멘티-멘토 방식으로 묶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도록 하였다.
컨설턴트 대표를 맡고 있는 강신익 씨(65)는 50+ 세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상담한다며, 무엇보다도 컨설턴트들의 대내외 특별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부 활동으로는 ‘생애설계상담소’라는 이름 아래 10명 내외로 상담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외부 활동의 경우에는 서부와 남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강의와 그룹 상담을 할 거고요.
모두 50+컨설턴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일입니다.
방문자가 호소하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우선은 면접 상담이 필요해요. 그래야 분야에 맞게 컨설턴트를 배치할 수 있으니까요.
면접 상담을 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50+ 세대.
정년 없는 직업을 꿈꾸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이들을 비롯해, 창업이나 창직을 계획하거나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전문성을 살린 인턴십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50+컨설턴트를 마음껏 ‘활용’해 보자.
어떤 길이든 첫걸음이 내디뎌져야 흔적과 내력이 생긴다. 그 걸음이 그다음을 부르고, 그러는 사이, 길이 된다.
50+세대, 이제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