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혹은 시민 소통함 설치, ‘선배 시민의 지혜를 나눠주세요’

수강자,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센터를 지향하는 성동50플러스센터의 경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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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아 성동50플러스센터장이 ‘민원 소통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선배 시민의 지혜를 나눠주세요’가 무엇인가요?

“이번 취재 주제는 ‘선배 시민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입니다.”

전화기 너머 조은진 PM님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센터에 나오면 센터장님이 설명해 줄 것이라고.

 

나는 약속된 날짜에 성동50플러스센터로 나갔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듣는다는 걸까, 조금 궁금했습니다. 이정아 센터장님은 바쁩니다. 도착한 시간에 회의가 있어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기자님, 어디서 얘기할까요?” 밝은 얼굴로 반겨주셨습니다.

“전 어디든 상관없습니다만.”

“그러세요? 설치된 곳이 좋겠지요?”

 

이렇게 해서 성동50플러스센터 안내데스크 앞쪽 라운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나는 설치된 물건을 보니까 그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좀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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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원함과 시민 제안함을 겸한 그 무엇, 그리고 그 ‘민원 제안함’이라고 해야 할 그것이 설치된 곳. ⓒ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이정아 센터장과 일문일답이 된 취재

서: “그런데 처음과 제목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제목’이란 내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묻고 말았습니다. 원래 담당자가 취재 아이템으로 나에게 알려준 것은 ‘선배 시민의 이야기를 듣습니다’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습니다’라고 하면 민원의 성격이 강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지혜를 나눠주세요’라고 하면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야기를 나눠 주세요’나 ‘지혜를 나눠 주세요’는 같은 의미이긴 해요.”

 

이런 것을 왜 설치했는지 알 수 있었지만, 기자로서 짚고 나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서: “이건 어떤 목적으로 만드신 겁니까?”

이: “교육 프로그램 등에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있으시잖아요. 제안 사항도 될 수 있고…. 그래서 소통할 수 있는 채널 마련이 필요했어요.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소통의 매개들로 많이 쓰긴 하지만, 그게 당사자 중심이 아니라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기관에서는 홈페이지에 비방글이 올라오면 적절하게 처리(삭제)하기도 하나 봅니다. 이렇게 비방하는 댓글을 차단해 버린다면 어떻게 되나요?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창구가 차단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이런 분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로, 이게 민원함이지만 민원함이라고 하면 고정 민원함이 될 거고, 지혜를 나눠달라고 했을 때는 본인 스스로도 말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이것이 성동50플러스센터에서 왜 취잿거리가 되었는지 드디어 이해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취재 의뢰를 받았을 때는 ‘이보다 나은 것이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민원함에는 불만만 표출하고 대안이 없는 게 현실

이: “보통 ‘민원’의 방식이라고 그러면 불만만 표시하고 대안이 없잖아요. ‘지혜’를 나눠달라고 하면, 불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해서요. 어떻게 보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그런 거죠. 함께 만들어가는 센터를 표방하고 있거든요.”

 

나는 센터장님의 이 말이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기사를 쓰면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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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성동50플러스센터의 미션에 나와 있습니다. ‘선배시민으로 지역과 함께 세우는 인생이모작 성동50플러스센터’. / (우) 소통함에 비치한 카드. ⓒ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소통함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비치된 카드에 적어서 우편함처럼 되어 있는 곳에 넣으면 됩니다. 혹시 성동50플러스센터를 이용하시는 분은 참고하세요. 교육 내용이나 운영, 시설 등에서 불만이 있으면 이곳 소통함을 이용하세요. 단,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을지 적어주세요. 이렇게 하지 않고,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토로하면 문제가 개선되지 않습니다. 소통함에 지혜를 나눠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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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함. ⓒ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수강자와 지역 주민을 센터 운영의 한 주체로 생각합니다

성동50플러스센터 센터장의 얘기 한 토막.

이: “(우리는) 수강자와 지역 주민을 교육 대상자가 아니라 센터를 운영해가는 한 주체라고 봐요.”

 

그래서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다른 센터들은 이런 게 있을까. 내가 센터장님에게 물어봤었습니다. 여기서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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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함을 열었더니 ‘지혜’를 나눠준 수강자가 있었습니다. ⓒ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서: “(소통함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나요?”

이: “우리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구상하는 것을, 그분들(수강자) 입장에서는 100% 온전히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분들이 느끼는 것을 다시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그분들이 원하는 것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것이 기대하는 효과에요. 그리고 파트너십에 대한 것인데요. ‘센터에 내 의견이 반영되었어’라고 느낄 때 ‘내가 주체야’라는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서: “지혜를 나눠 주신 분들에게 답례(?) 같은 것도 있나요?”

이: “여러 가지로 생각 중이에요. 제법 괜찮은 걸 드리려고 해요. 기대하세요.”

서: “네, 성동50플러스센터, 기대가 큽니다.”

 

 

50+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it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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