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 자연이 있다. 동네 공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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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지 않아도 사계절의 변화를 누린다. 선유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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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온 세상이 팬데믹으로 행동반경이 자유롭지는 않아도 여전히 멋진 계절은 우리 곁에 와 있다. 영화 '뉴욕의 가을'에서처럼 황금빛 느릅나무 숲길이 온 누리의 배경이 되어주는 분위기 있는 풍경은 멀리 떠나야만 있는 게 아니다. 영화 속의 리챠드 기어와 위노나 라이더가 손잡고 함께 걷던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우리 주변에도 예쁘고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것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크고 작은 공원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서울만 해도 공원을 관리하는 동부와 서부, 중부로 나뉜 관할구역별 공원녹지사업소가 있다. 공원의 효율적인 운영과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자연환경과 유휴 녹지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의 도심에 있는 공원만 해도 현재 2000개가 넘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모든 공원들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동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때로는 잊고 있는 듯하다.

 

 

그중에서 '선유도 근린공원'은 서울의 서부 권역에 위치해 있다.

예로부터 '신선이 노닐던 산'이란 뜻으로 '선유봉'이라 불리었던 곳, 그 작은 언덕에서 옛사람들이 풍류를 즐겼던 곳이다. 우리가 버스 타고 지나가다 보면 합정동과 당산동을 잇는 양화대교의 중간 지점에서 내려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또는 양화 한강공원을 걷다가 유려한 곡선의 무지개다리를 따라 건너면 선유도 공원이 맞아준다.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공원 전체가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고 거의 평지여서 남녀노소 누구라도 이용하기 편리한 구조다.

 

선유도 공원은 2000년도에 선유 정수장이 폐쇄되고 물(水)을 주제로 한 공원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건물을 최대한 살려둔 채 공원으로 변모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이다. 그래서 과거 정수장의 건축 시설 그대로 녹색 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수생식원, 수질 정화원 등을 만들어 재탄생시킨 공원을 2002년 시민들에게 개방을 했다.

 

 

이제는 원형을 그대로 온전히 살려낸 공원의 구조물이나 각 주제 정원들이 서울의 색다른 명물이 되었고 사진 촬영의 포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뼈대만 남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다양한 식물들과 세월의 멋을 이루는 조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사시사철 사진가들에게 멋진 피사체가 되어주고 있는 중이다.

 

계절 따라 봄꽃들이 눈부시게 화사하고, 싱그러운 가로수가 그늘을 만드는 호젓한 길을 따라 물과 수변식물들이 시원한 여름을 제공하고, 요즘처럼 가을이 깊어지면 계절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곧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공원의 겨울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서울 시민들의 공원 이용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외국의 경우는 날마다 산책코스로 이용하는 시민들이 있고 주말의 피크닉을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심지어는 타지인들의 여행 코스이기도 하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대도시의 중심부라는 걸 잊을 만큼 모든 시민들이 운동 삼아 들르고 점심시간에 커피 한잔 들고 찾는 열린 공간으로 뉴요커들의 자부심이 크다.

 

한낮에는 가까운 이들과 모여서 담소하고 햄버거를 먹거나 피크닉을 즐기고 잔디 위에 누워서 햇살을 쬐는 사진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때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사람이 많아서 내려서 걸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언젠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뉴욕에 갔던 배우 정해인 씨가 “센트럴 파크에 돗자리를 깔고 꼭 햄버거를 먹어보고 싶었다.”며 그곳에서 수시로 펼쳐지는 버스킹을 구경하면서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러고 나서는 '이젠 뉴요커가 된 것 같다'라고 농담처럼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뉴요커들의 자연스러운 공원 이용이 이방인들에겐 버킷리스트가 되기도 할 정도로 우리에겐 그 모습들이 부럽거나 멋스러운 풍경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뉴욕의 가을'이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나 홀로 집에'와 같은 유명한 영화에도 센트럴 파크가 등장하듯 그들에게 공원은 일상의 장소다.

 

물론 세계 최대의 광대한 도심공원인 뉴욕 센트럴 파크와는 규모는 물론이고 많은 차이가 있지만 공원은 늘 그 자리에서 시민들을 위한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흔히들 휴식을 위해서 어딘가로 멀리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전에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가까이에 공원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자. 너무나 쉽고 편안한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서울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가 찾아가기 쉬운 선유도 공원은 지금 가을색이 완연하다. 호젓한 산책로와 정원 공간이 잘 배치된 공원에서 마음껏 자연을 누리면 된다. 멋스러운 정자 선유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시름을 날려준다. 잔디밭에 앉아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엄마 손잡은 아가들은 뒤뚱거리며 굴러가는 낙엽을 따라간다. 연인들은 그 자연 속에서 더없이 이쁘게 풍경 속으로 스며들고 세월 속에 앉아있는 어르신들의 주름진 이마도 아름답다.

 

이처럼 주변의 자연 속에 우리의 소소한 행복이 있었다. '소확행'은 멀리 있지 않다. 곧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한 식물원이 최근에 개장해서 겨울에도 다채로운 식물들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언제라도 찾아가면 사계절의 자연의 변화를 보고 느낄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멀리 가지 않아도 날마다 변화하는 자연을 보여주는 공원이 늘 우리 주변에 있다.

 

선유도근린공원: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당산동 1)

선유도공원관리사무소 전화 : 02-2631-9368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newtree14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