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중년이 사는 법, ㈜포더플래닛 진명산 대표 인터뷰

新중년 2모작 ‘창직’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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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영 광고회사 폐업 후 절치부심…국내 첫 ’온라인 추억관’ 서비스 준비중

스타트업 데모데이 찾아다니며 학습…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선정돼 초기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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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화환이 복도 좌우로 늘어선 통로를 지나면 빈소가 나온다. 조문객은 영정사진 앞에 예를 갖추고 상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어쩌시다가… 연세는…” 그리곤 한쪽에 차려진 식사테이블로 옮겨 일상대화를 이어간다. 일상대화에서 고인은 없고, 상주와 조문객 간의 공통 관심사만 오간다. 고인은 뒤 편이고, 상주와 조문객이 실질 주인공이다. 흔한 장례식장 풍경이다.

 

㈜포더플래닛 진명산 대표는 주인공이 뒤바뀐 지금의 장례문화를 바꿔야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착안했다. 그는 3년전 아버님상을 치르며 생각만 해오던 것을 사업으로 전환했다. 진대표가 *창직 한 비즈니스는 고인의 삶을 기록하고 영원히 추억할 수 있는 ‘온라인 추억관’ 서비스다. 시-공간 제약 없이 유가족은 물론 추모객들이 고인의 삶을 추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국내유일의 온라인 추억관 서비스다. 브랜드는 ‘메모리얼 스토리(memorial story)’로 정했다. 내년1월 정식런칭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개발작업이 한창이다. *창직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창조한다는 의미로, 너나 없이 하는 창업과 구분된다.

 

진명산 대표가 창직 스토리를 얘기하고 있다.

 

“아버님 삶이 어땠는지 조문객에게 전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영정사진 한 장이 다입니다. 제가 하려는 일은 고인을 추억하지 못하고 허례허식만 가득한 장례 대신 고인을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되돌려 놓는 일입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대면의 일상화도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진대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내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사이트 디자인을 끝내고 개발작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개발작업 중에도 수시로 아이디어를 덧붙이고 삭제해 나가며 사이트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12월중에는 프로토타입을 완료할 생각이다.

 

메모리얼스토리는 사용자 기반 플랫폼 서비스다. 메모리얼스토리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정보를 올리고 가족, 지인들과 공유한다. 사용자가 생전에 올린 자료는 사후 추모관으로 넘어간다. 유언장, 자산내역, 사전장례의향서, 사전연명치료의향서 등 유언에 관한 항목도 구비했다. 생전에는 일기장으로, 사후에는 추모관으로 기능한다.

 

㈜포더플래닛 업무회의 모습

 

그는 원래 광고회사 경영자였다. 경영악화로 20년간 해오던 일을 2년전 폐업하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마음을 추스르고 뭘 할지 찾아 나섰다. 오십대중반 나이에 창업도 아닌 창직에 나선 만큼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 방향은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일로 잡았다. 그간 틈틈이 메모해 둔 아이디어수첩을 펼쳐 찾아 낸 것이 ‘메모리얼스토리’다. 우선 요즘 비즈니스 트렌드를 알아야 했다. 거의 모든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찾아다녔다. 데모데이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들이 키우고 있는 회사들의 현재 성적과 비전을 알 수 있어 창직을 준비하는 진대표에겐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줬다.

 

뭘 할지 정하고 나니, 돈이 문제였다. 경영악화로 20년간 해오던 일을 폐업한 처지인지라 빈손이다. 그런 그에게 정부지원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발품손품을 팔아 올해 초 예비창업자를 위한 정부지원사업인 ‘재도전성공패키지’와 ‘예비창업패키지’에 사업계획서를 보냈는데, 비즈니스모델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두 곳 모두 선정됐다. 재도전성공패키지는 재도전하는 예비 재창업자에게 사업화자금, 교육 및 멘토링, 입주공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비창업패키지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에게 사업화자금 등을 지원한다. 진 대표는 소셜벤처기업 판별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때는 사용자 니즈를 알아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진대표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게 가장 어렵다고 얘기한다. 창업자가 원하는 제품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시장이 열린다는 것. 그는 지금도 사용자의 니즈파악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한다. 정부지원금은 대부분 개발비로 쓰고 있는데, 앞으로 서비스 고도화, 마케팅 등에 지속적인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진대표는 잠자고 있는 창업DNA를 깨우면 누구나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는 일상의 불편함을 익숙하게 견디는 데 반해, 어떤 이는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낸다. 그런 기질이 창업DNA라고 생각합니다”며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

 

50+시민기자단 서영준기자(yjseo@planjp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