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의 새로운 길찾기"
50대 중반의 박진희씨는 일주일이 바쁘다. 지난겨울, 그녀는 일하던 반찬가게에서 넘어지면서 손목 골절수술을 받고 재활치료까지 받았다. 최근 재취업을 생각하면서 진로검사, 성격검사 등을 통해 이번에는 본인 적성에 맞는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한창 교육을 받는 중이다. 하루 8시간, 주 5일의 교육(240시간)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치매를 앓았던 시어머니를 10년간 돌봐왔던 그녀이기에 요양보호사 일이라면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 그녀는 새로운 직업을 통해 돈과 보람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릉동에 사는 김은숙씨는 최근 60대가 되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재학 중에는 교내 영어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활기차게 살던 그녀였지만,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로서 단조로운 삶을 살아야만 했다. 두 딸을 건실히 키우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신을 돌아볼 시간 없이 2~30년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최근 그녀는 자신의 적성에 맞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결심했다.
이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인생을 3쿼터로 나누면 1쿼터(1~30세)는 청춘, 2쿼터(31~60세)는 엄마, 나머지 3쿼터(61~90세)는 인생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시기의 인생설계는 젊은 날과 많이 다르다. 물론 선택의 폭도 좁다. 특히 전업주부에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에 도전하는 사람은 그 두려움의 크기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주변 기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고용지원센터, 서울 일자리센터 등에서는 이처럼 인생 3쿼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고령자 재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중·장년 또는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준고령자 직업선호도검사, 성인용 직업적성검사, 성인대상 심리검사 등을 통해 본인이 선호하고 성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취업 희망 프로그램, 성실(중장년) 프로그램, 장년 나침반 생애설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체계 구축방안에 '5060세대(50~69세)의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신중년들이 성공적인 인생 3쿼터를 준비하는 데 정부가 큰 도움을 줌으로써 '활력있는 노후(Active Ageing)'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 및 기관들도 50+세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인생의 3쿼터를 준비하고 있는 분이라면, 소극적으로 다가오는 노후를 맞이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나의 존재가 필요한 곳이 많다. 다양한 커뮤니티, NPO, 사회공헌 일자리 등 인생재설계를 통한 50+세대의 새로운 길찾기가 꼭 성공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