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 사람책⑤]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 김미애 창업가 이야기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

독서모임과 책을 통해 지역 문화를 재생하는

김미애 대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경험과 재능을 꺼내보세요"

 

평생 책의 품을 떠나지 않은 김미애 대표는 책을 읽고, 분류하고, 연구하는 전문 사서이다.

그는 음지에 보관되어있던 수천 권의 책들이 밝은 빛을 보게 하고,

집에 머무르던 사람들의 숨은 재능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 독서플랫폼 창업에 뛰어들었다.

<점프업 5060>에 운명적인 끌림을 느꼈다는 그는 ‘김미애 도서관’ 설립을 최종 목표로 달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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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도서관학과를 전공한 전직 사서 김미애입니다. 공공도서관에서 주로 일을 해왔고, 미국에서 유아·아동·청소년 교육과 그림책 공부를 했었어요. 제 전공과 재능을 살려 5060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고자 <점프업 5060>에 도전했습니다.

Q.<점프업 5060>은 어떤 경로로 알게 되셨나요?

저는 쭉 책과 함께해오기도 했고, 늘 독서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사방팔방을 다니곤 하거든요. 1년 6개월 동안은 안 가본 독서모임이 없을 정도예요. 그러다 한번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유시주 작가의 강좌가 열린다고 해서 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에 가게 됐어요. 몇 주간 캠퍼스를 오가는데, 어느 날 <점프업 5060>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 거예요. 운명적인 끌림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땐 정말이지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만큼이나 두근거렸던 것 같아요. (웃음)

Q. 연애의 첫 설렘만큼이라니! 어떤 점이 그렇게 두근거리셨어요?

저는 책을 정말 사랑해요. 그래서 ‘나의 인생 2막도 책으로 보내야겠다’ 다짐을 하던 중인데, 마침 운명처럼 점프업 사업을 보게 된 거예요. 창업을 위해 차근차근 공부해보고, 이 길이 제게 맞는다면 끝까지 가보려고 했어요. 인생에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년간 최선을 다했죠.

점프업에 참여하는 동안 생각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게 되었어요.

Q. 창업과정은 어떠셨나요? 아이템이 ‘독서모임과 책을 통한 복합문화콘텐츠 사업’인데요.

초기 창업계획은 공간 설립이었어요. 사서 일과 독서모임을 오래 해오다 보니 집에 수천 권의 도서가 있는데, 음지에 보관만 되어있는 이 책들이 사람과 빛을 보게 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코로나가 점점 심해져서 공간 운영은 여의치가 않을 것 같고, 2030 세대 독서모임의 트렌드를 이끄는 ‘트레바리’처럼 5060 세대에게도 북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4월 초에는 사업자등록을 했고, 지금은 독서모임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중이에요. 온라인 모임으로도 확장해나가고 있어요. 유료서비스도 준비 중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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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운영하시는 ‘독서모임’이 ‘도시재생’과는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저는 20년째 목동에 살고 있는데, 목동은 ‘빈집 활용’ 등 부동산 측면으로 도시재생을 고려할 곳은 아닌 듯해요. 땅값도 워낙 비싸고, 거주민 간의 경쟁도 치열한 편이고요. 저는 이곳의 취약점이나 단점을 고치는 방식보다는 지역 안의 인적 자원을 발굴해보자는 방향으로 접근했어요.

목동은 고학력자들이 많이 사는 편이에요. 그런데 주변에 사는 지인들을 보니까, 사회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갈고닦은 재능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아까웠어요. 박물관 큐레이터나 교수처럼, 문화예술이나 교육 업계에서 일하셨던 분들도 있으니 저와 협업도 가능할 것 같았고요. 한번은 어떤 분에게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왈칵 울음을 터뜨리시더라고요. 여전히 사회에서 활약하고 싶은 욕구가 있던 거예요. 저는 독서모임을 통해 지역의 사람들을 모으고, 모였던 사람들이 또 다른 모임을 조직해서 건강한 독서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어요.

Q. 사람이 곧 문화자원이자 경쟁력인 서비스네요. 강사 양성도 생각이 있으신가요?

강사 양성과정은 협회가 필요하기도 한데. 제가 듣기로는 협회를 등록하려면 비용이 꽤 들고, 인가받는 데도 오랜 시간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전문강사 양성과 협회등록을 위해서는 수익화도 꼭 필요한 상황이죠. 기존의 북 큐레이터 양성과정 등은 참가 교육 비용이 비싼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윤 추구가 최우선은 아니라서, 가격을 그렇게 높게 책정하고 싶진 않아요. 얼마 전, <점프업 5060> 1기 선배 기업인 ‘와일드북스’ 이정민 대표님과 네트워킹 자리가 있었는데, 다루는 콘텐츠도 문제의식도 비슷해서 관련 협업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Q. 현재 진행 중인 독서모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현재는 네다섯 개 정도의 사적 모임을 진행 중이에요. <윤슬>이라고 하는 미술 독서모임은 양정무 선생님의 「미술 이야기」 완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미술사 개론서들은 대체로 너무 어려워서 오히려 읽고 난 후에 미술에 담을 쌓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집트나 르네상스 미술을 이렇게까지 쉽고 자세하게 풀어낸 책은 처음인 것 같아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 모임을 위해서는 요즘 발제를 준비하고 있고, 인문 도서와 그림책 모임도 진행해요.

Q. 주제의 문턱이 조금 높을 수도 있겠어요. 사업계획에서 요리와 결합한 독서 콘텐츠를 다루신 적이 있는데, 요리의 친근함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아이디어도 좋았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50플러스 서부캠퍼스와 연남동 공유주방에서 강의를 진행했었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고 맛보면서, 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체험하는 방식이에요. 누구나 쉽게, 행복하게 문학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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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점프업 5060>에 참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현장실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한옥서점인 <서촌 그 책방>에서 실습을 했는데요. 서점의 하영남 대표도 독서모임을 운영하다가 공간을 열었다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와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이기도 해서 대화가 곧잘 통했어요. 한번은 대표님이 “1일 책방 운영해볼래요?”하고 기회를 주셔서 책을 판매해보게 됐는데요. 종일 정신없이 손님을 맞이하고, 계산도 하고… 체감상 100권은 판 줄 알았는데 고작 6권 팔았더라고요. (웃음) 그동안 저는 책과 관련된 일이라면 웬만한 건 다 해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딱 하나, ‘책을 팔아본’ 적은 없던 거예요. 그 안의 지식이나 내용이 아니라 책의 몸 자체, 책의 ‘물성’을 느낀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또 ‘고도화 컨설팅’에서 컨설턴트의 제안을 받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200명이기는 하지만 서비스 타겟층이 5060이기 때문에 블로그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해요. 사업화 지원금으로는 홍보물도 열심히 만들었고, 출판사 협찬도 받고 있답니다.

Q. 왕성한 활동이 기대됩니다. 가까운 미래의 계획,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은 코로나 시기에 맞춰 4인 이하의 오프라인 소모임을 진행하고, 유료모임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을 가까운 목표로 삼고 있어요. 재미있는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면서요.

저의 간절한 최종 목표는 제 이름을 건 민간도서관, ‘김미애 도서관’을 개관하는 거예요. 사람들과 문화 가치를 공유하고, 제가 가진 모든 자원을 사회에 기증하고 싶어요. 독서모임 이외에도 전시, 공연, 요리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 젊은 작가와 신진 예술가들에게 레지던스나 작업실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Q. 같은 신중년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퇴직 이후 죽음만 기다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의 중요한 과제는 젊은 세대들이 무언가 할 수 있는 환경과 자산을 물려주는 것 아닐까요? 사회가 요구하는 트렌드를 읽고,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세요. 50플러스재단과 같은 계기를 만나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즐거움도 누리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코로나로 다들 힘든 시기죠. 저도 계획했던 공간을 열지도 못하고, 오프라인 모임도 온라인으로 대체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때로는 위기도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저는 해외에 있어서 멀어졌던 지인들이나, 이주민 3세대 청소년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브라질, 멕시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계절이 반대여도, 시간이 맞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코로나 이전이라면 쉽게 도전해보지 못했을 일들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위기 속에서도 서로 함께하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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