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N잡러, 50플러스 유튜버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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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9일 오전 11시 무더위가 한풀 꺾인듯하지만, 한낮을 달리는 지금 시간은 아직도 덥긴 마찬가지이다. 버스에서 내려 헉헉거리며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로 들어서는데 초입에 코로나 임시검사소가 보였다. 코로나19가 어서 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에 그곳을 향해 잠시 기도를 올린 뒤, 필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50플러스 유튜버들을 만나러 황급히 1층 모두의 카페로 이동했다.
먼저 도착해서 쑥스러울 법도 한데 깔깔거리며 서로 안부까지 묻고 있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이 모습이 바로 중년의 친화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잠시 생경한 풍경에 얼떨떨하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잠시 이들과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오늘 만난 두 분의 인연은 조금 특별했다. 50+캠퍼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50+인생학교> 각각 3기, 4기를 수료한 선후배 사이라고 한다. 이후 서부캠퍼스, 센터에서 다양한 영상 관련 강의를 들어왔고, 지금은 무려 '수익'까지 나고 있는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어엿한 <50+유튜버>가 된 것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행에서 일하다 퇴직 후 50플러스 재단에서 이것저것 배우고 나서 현재 ‘우아한 자갈자갈’ 채널을 통해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는 우정식 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하니 수줍은 표정으로 차근차근 말씀하신다. 우정식님의 유튜브 채널 정보를 보면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안녕하세요, '우아한 자갈자갈'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갈자갈' 이라는 뜻은 여럿이 모여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의 순우리말입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유투버를 하면서 영상을 찍다보니 영상속의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었어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최고로 아름 답지만 영상속의 세상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필요한 다양한 세상을 담아 보려고 합니다. 여행, 지식, 자연소리 등을 영상에 담아 나누려고 합니다."
<우정식님의 '우아한자갈자갈' 채널화면>
2019년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여, 지금은 벌써 90여 개가 넘는 여행지 영상이 쌓였다. 썸네일도 젋은 친구들 못지않게 톡톡 튀고, 눈에 쏙 들어오게끔 잘 만들었는데, '제주도 여행코스 추천 베스트8' 영상은 조회수가 무려 23만회를 기록했다고 한다.
제목 뽑는 솜씨도 정말 끝내준다!
다음으로 소개할 유튜버는 '손은옥'님.
“저는 ‘도전오케이TV’ 채널을 통해 열심히 활동하는 50플러스 세대분들과 50플러스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손은옥 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소개한다. 손은옥님의 유튜브 채널 정보엔 이렇게 적혀 있다. 50플러스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진심이 느껴지는 소개글이었다.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는 50대 주부입니다. 오랜 시간 직장에 메인 생활을 해서인지 아직 배우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들도 많아요. 친구를 통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알게 되었고 요즘은 50플러스 캠퍼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새로운 시작,주름과 흰머리가 멋이 되는 나이. 하고 싶은 것들이 늘어가는 제 2의 인생. 시니어들의 새로운 도전과 생동감 넘치는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손은옥의 '도전오케이TV' 채널화면> <도전오케이 TV> 채널 보러가기
손은옥님의 '도전오케이TV'의 구독자수는 무려 1.14만 명! 여행 정보 뿐만 아니라 줌 사용법, 포럼 참여 후기 등 50플러스에게 도움이 되는 관련 정보와 일상 브이로그, 반려견 이야기까지.카테고리를 나누어 200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여행콘텐츠 크리에이터되기, 유튜버 도전하기, 유튜버를 위한 영상제작 입문과정 등 그동안 캠퍼스에서 관련 강의들을 들으며 탄탄하게 내공을 쌓아왔다는 점이 채널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자, 그럼 이번 인터뷰의 공통질문이자 가장 궁금했던 질문! ‘어떻게 유튜브에서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두 유튜버는 이구동성으로 “구독자 1,000명, 4,000시간 시청이 생각보다 어렵다”라고 말한다. 이에 살짝 노하우를 전해달라고 하니 실방(실시간 방송)을 해서 시청 시간을 올려야 하고, 유친(유튜브 친구)을 많이 사귀어서 서로 소통하며 구독과 시청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꾸준하게 영상을 업로드하는 '성실함'!
다음으로는 유튜브 활동을 통해 새로운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제2의 인생을 유튜브와 함께 하다 보니 새로운 직업이 생긴다. 남편과 이야기 나누며 함께 영상을 촬영하니 둘 사이도 좋아지고, 구독자가 많아지니 소득도 생기고, 영상 제작, 촬영, 홍보 등 여러가지 일들이 들어와서 생각지도 않게 N잡러가 되었다.”라며 세상 행복한 얼굴을 보여주는 우정식님.
손은옥 님은 “원래 유치원교사로 일을 하다가 퇴직 후 우연한 기회에 DSLR 카메라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취미로 사진생활을 하다 영상에도 관심이 생겨 서부캠퍼스에 개설된 유튜브 강의를 듣게 되었고, 사진 찍는 일과 영상이 접목되니 더 재미있었다. 여행이나 맛집소개 , 카페투어 등의 영상을 제작하다보니 친구나 지인들과 약속을 잡을 때 영상이 잘 나올만한 분위기가 있는 곳 또는 맛 좋은 곳으로 장소를 정하게 되고 나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등 인기녀가 되는 기분이다. 1인 크리에이터를 하면서 무엇보다 좋은 점은 컴퓨터와 핸드폰 , 카메라 등을 능숙하게 다루고 유튜브 등 sns 활동을 하며 마음만은 누구보다 젊게 살고 있는 느낌이다. 간혹 사진촬영이나 영상제작 제의를 받기도 하지만 일이 아닌 나의 취미생활로 즐기고 싶고 나의 특기로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 라며 환한 웃음을 보여준다 .
마지막으로 50플러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기가 어렵지, 한 번 들어와 보면 다양하게 시도해 볼 것도 많고, 배움이 끝나면 일과 연계된 경험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어 제2의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어요. 주저하지 말고 방문해서 상담받아 보세요!"
제2의 인생을 ‘자갈자갈’ 이야기 나누며 소통하고, 망설임 없이 ’도전 오케이!’를 외치며 도전에 대한 벅찬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50플러스 유튜버 님들. 그리고 지금도 어디에선가 한발 두발 배우고 도전하고 있을 50플러스들. 이들 모두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취재 뒷얘기
본인 역시 기자단 활동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두 유튜버들의 권유에 나는 마지못해 “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야생화이야기’ 채널을 운영하는 한성순 입니다.”라고 이야기하니, 손은옥 님이 “이름이 너무 길어요. 짧게 세첫야?!” 하며 재치를 발휘해 준다. 다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뼈 있는 충고에 나는 그동안 찍은 야생화를 세상 밖으로 선보이는 것이라 채널명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야생화 이야기”로 그대로 두고 싶다는 소신을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