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자원봉사단 혁신나눔단 조경활동이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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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캠퍼스 이웃인 서울혁신파크 화단이 분주해졌습니다. 캠퍼스의 50+자원봉사단 조경활동가 여러분이 화단을 조성하는 날입니다. 벌써 9월 초에 이미 화단의 흙을 고르고 거름을 주고 조성 계획을 세우면서 활동은 시작되었답니다. 이날은 드디어 화단에 꽃들을 심게 되었죠.

 

혁신파크의 가을. 참 맑고도 밝은 날이다.

 

‘혁신나눔단 조경활동가’는 혁신센터와 50+ 세대의 능력을 활용해 혁신파크의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활동입니다. 지난 8월부터 희망자의 신청을 받았고, 12명의 활동가가 직무교육을 마쳤으며 11월까지 활동을 이어갑니다. 오늘 심은 꽃들은 매주 활동가들이 찾아와 물을 주고 관리할 거예요. 정해진 건 1회지만 아마도 숱하게 발걸음을 할 것 같습니다. 꽃을 심어놓고 자꾸만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월 초부터 화단의 흙을 고르고 거름을 주며 활동을 시작했다.

 

가을날, 굳이 덧붙일 형용사가 필요하지 않은 가을날 오후. 앞치마를 둘러멘 12인의 봉사자들이 마치 소년소녀들처럼 풋풋했습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묘목을 심거나 모종삽을 들고 종종거리며 앉아 키 작은 꽃들을 심는 모습들이 얼마나 어여쁘던지요. 화단에 심을 꽃들을 내려놓자 잠자리들이 춤을 추며 날아다닙니다.

 

꽃을 대해서인지 작은 꽃을 심는 50+세대들이 그저 꽃처럼 예뻐 보였다.

 

조경활동가들은 꽤 오랫동안 인연이 이어진 분들이더군요. 2017년 인생학교를 수료한 동기들이니 벌써 몇 해가 지났습니다. 인생학교를 함께하면서, 나이 들수록 꽃과 나무를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며 정원가꾸기에 관심을 유도한 박수덕 대표 덕분에 드림가드닝이라는 커뮤니티를 결성했습니다. 박 대표는 나이 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나누고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몸소 보여온 것 같았어요. 기왕이면 제대로 알기 위해 서울시 시민정원사 과정을 수료한 분도 여럿입니다.

 

인생학교 동기들과 드림가드닝 커뮤니티를 이어오던 박수덕 대표는 나이 들며 봉사하며 각자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햇빛이 따가운 까닭에 선글라스를 쓰고, 멋진 사진을 찍었다.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개관 1주년 때 사례 발표를 하면서, 5년쯤 지난 후에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지만 사실 커뮤니티 유지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지난해 해체를 선언했는데 이번에 서부캠퍼스에서 혁신파크 조경사업 참여를 제안해온 덕분에 흩어졌던 멤버들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습니다. 그동안 함께든 각자든 정원과 관련한 봉사는 계속해 왔답니다. 2017년 개방 후부터 서울로7017에서 줄곧 봉사해왔고, 선유도와 올림픽공원 등에서도 따로 또 같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이 준비해온 간식과 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조경 활동은 혁신파크의 연수동과 공유동 앞 두 곳의 화단을 조성하는 활동인데, 기획하고 설계한 정경희 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경희 님도 서울시에서 양성하는 시민정원사 과정을 수료하고 양천구청과 서울식물원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두 화단을 어떻게 꾸미고 싶었는지 여쭸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이 오는 시기다 보니 가을 느낌이 나면서도 황량하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연수동 앞에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는 하얀 수국과 꼬리풀과 버들마편초 등 보랏빛 꽃들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양쪽 가장자리에는 황화코스모스를 심어 환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연수동 앞에는 하얀 수국과 보랏빛으로 피어날 꽃들을 심어 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게 하고, 황화코스모스를 추가하여 환한 느낌도 배가했다.

 

공유동 화단에는 가우라와 천일홍, 구절초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우라는 1년에 네 번 정도 잘라주며 꽃을 본답니다. 이제 점점 세력을 키워서 제법 무성해질 거예요. 천일홍은 1년생이지만 아주 오랫동안 꽃을 피웁니다. 또한 아주 화사하게 피어나죠. 번식을 위한 최선의 활동을 하는 겁니다. 문득 1년생과 다년생의 각기 다른 식생이 생명의 신비를 새삼 전해줍니다. 서로 다른 생존의 조건에 최대한 충실하게 피어나는 식물들의 활동이 아름답고도 대견했습니다.

 

활동가들이 준비된 꽃들을 각각의 위치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화단 구성을 계획한 정경희 님의 지휘로 일사분란하게 일이 진행되었다.

 

1년생은 화려하지만 매번 새로운 꽃을 다시 심어야 합니다. 그만큼 돈도 더 들죠. 그래서 가능한 한 다년생으로 구성했다고 합니다. 올해 만났던 꽃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다시 반갑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참 기분 좋더군요. 그 또한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공동의 기억이 되어가겠죠. 혁신파크 마당만이 아니라 서울이 그런 기억의 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멋진 화단을 꾸미기 위해 돌을 옮겨오느라 포크레인도 출동했다.

얼추 마무리가 되고 있는 공유동 화단

 

오랫동안 함께 해온 덕분인지 일이 무척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발이 척척 맞으니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아직 어린 이팝나무와 팥배나무만 외로이 서 있던 화단이 옹기종기 심어진 꽃들 덕분에 온기가 돕니다. 물론 미리 섬세하게 계획을 한 덕분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해놓으니 현장에서는 꽃들을 제 위치에 잘 심기만 하면 됩니다.

 

12인의 활동가만이 아니라 혁신파크 여진욱 팀장이나 경정수 조경기사도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해온 것처럼 손발이 척척 맞았다.

 

혁신파크는 지역민들이 오가는 산책로이기도 합니다. 50+ 세대와 혁신센터가 협력해 조성한 이 작은 화단이 시민들의 발길에도 기쁨을 주겠죠. 이런 시작을 계기로 50+ 세대의 재능이 지역사회에서 더 활발히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혁신파크와 서부캠퍼스를 오갈 때 오늘 심은 꽃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조경활동가 여러분의 수고를 두고두고 기억하겠습니다.

 

 

혁신나눔단 조경활동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이선미]